병원 프랜차이즈에 울고 웃는 닥터들
     2008-01-28 56904
 
서울 강남역 인근에 본점을 둔 G피부과는 전국에 23개의 지점을 갖춘 거대 프랜차이즈(네트워크) 병원이다. A 대표원장은 최근에 프랜차이즈 지점을 내주면서 지분을 50∼100% 갖는다. 월급쟁이 의사로 G피부과에 들어간 의사들은 계약에 따라 몇 년간 근무해야 일정 지분을 받아 독립할 수 있다. G피부과는 사실상 병원지주회사로 병원 설립에 필요한 돈을 대주며 캐피털사업까지 병행하고 있다. 현행 의료법상 G피부과는 불법이다. 의료법 33조 2항에는 의사 1인당 한 개의 병·의원을 소유할 수밖에 없다.이를 어길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의사 7.6%가 가입 2000년 이후 자본력을 갖춘 특정 의사들이 전국 규모의 의료 프랜차이즈를 갖추면서 여러 개의 병·의원을 소유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대한네트워크병의원협회에는 작년 7월 말 현재 56개 프랜차이즈 소속 453개 병·의원이 가입했다.이 협회에 가입하지 않은 프랜차이즈까지 합치면 전국에는 적어도 200개 프랜차이즈에 2000개 이상의 의원이 가입한 것으로 추산된다.이는 전국 병ㆍ의원을 차린 의사 2만6434명의 7.57%에 해당된다. 프랜차이즈 병원은 비보험 고가치료를 하는 피부과 성형외과 안과 치과 한의원 에서 내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일반외과 영상의학과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소유ㆍ운영따라 네 유형 프랜차이즈 유형은 크게 네 가지다.첫째 유형은 G피부과 Y치과처럼 경영 전반을 폭넓게 지원하는 프랜차이즈로 가맹의원은 가입비(3000만∼6000만원)와 월 회비(매출의 5∼15%) 등 적잖은 돈을 본부(이른바 MSO:병원경영지원회사)에 내야 한다. 둘째는 T피부과처럼 오너격인 의사가 복수의 병원에 출자,지분만큼 순익을 가져 가는 형태다. M피부과 프랜차이즈의 S 대표원장은 "유능한 후배들이 유명 프랜차이즈 의원에 경쟁적으로 들어오려 한다"며 "대표원장(대주주)이 과반수의 지분을 갖는 건 경영의 안전성,신속한 의사결정,일관된 의료서비스 품질 유지 등을 위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개원을 준비 중인 모 대학병원의 피부과 전문의는 "프랜차이즈에 내야 할 수수료가 적지 않지만 병원경영을 모르는 데다 돈과 병원입지도 밀려 수업료를 내는 셈 치고 프랜차이즈에 가입할 생각"이라고 털어놓았다. 셋째는 H이비인후과처럼 매월 운영비 및 교육비로 실비 수준의 수백만원을 받는 유형. 병원 경영기법이나 최신 치료법을 전수한다고 하지만 가맹점 간 결속력이 떨어진다, 넷째는 N클리닉처럼 내는 돈이 거의 없고 브랜드만 공유하는 유형이다.주로 비만치료,점빼기 등 간단한 미용치료 등에 많다. 한 성형외과 전문의는 "브랜드가 난립함으로써 프랜차이즈 도입 초기의 신뢰성과 참신함을 잃고 있다"며 "가맹점의 의술 수준이나 병원 임대료가 본점보다 못한데도 비슷한 치료비용을 받는 건 문제"라고 꼬집었다. ◆의료법 위반 논란 의사 한 명이 여러 병ㆍ의원을 소유하는 것을 금지한 의료법 33조 2항의 입법 취지는 공공서비스인 의료행위의 지나친 상업화를 막기 위한 것.미국 캐나다 EU(유럽연합) 일본 등도 우리나라와 같다. 보건복지부 김강립 의료정책팀장은 "의료 프랜차이즈가 한 의사의 복수병원 소유를 목적으로 활용되는 것에 대해 정부는 부정적인 입장"이라며 "의료시장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선진국을 참고해 어떻게 개선안을 마련할지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 메디컬투데이 제휴사 한국경제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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