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의료법 개정안, 제약, 규제로 의사 진료 위축"
     2007-03-26 5593
 
지난 25일 입법예고 기간이 끝난 보건복지부의 의료법 개정안에 대해 대한의사협회가 조목조목 문제점을 지적했다. 대한의사협회는 26일 보건복지부의 의료법 개정안 입법예고에 대해 "우리 의사들이 바라는 것은 안정된 의료환경에서 최선의 진료를 국민들에게 시행할 수 있는 여건 마련"이라며 "제약과 규제로 우리 의사들을 위축케 하고 묵묵히 시키는대로 규격화된 의료행위를 하라는 요구는 우리 의사들을 너무 갑갑하고 목메이게 한다"며 개정안 반대의견을 분명히 했다. 의협은 이번 의견서를 통해 "의료법 전부개정법률안의 120개 조항 전반은 많은 구체적 사항을 하위법령에 포괄위임하고 있는 등 의료에 대한 국가 통제적 관점에서 접근된 측면이 강하다"며 "의료체계의 근간을 흔들어 의학발전이나 의료서비스의 향상을 저해하고 국민건강의 위협요인을 증가시키는 위험한 시도"라고 반박했다. 세부내용에 대해 의협이 제기한 의견을 살펴보면, 먼저 의료법의 목적이 ‘국민의료’에서 ‘의료인·의료기관’ 규정으로 축소된 데 대해 비판했다. 의협에 따르면 의료법은 의료의 기본법임에도 불구하고 의료법이 지닌 성격 중 행정법적 성격만 강조해 단순히 의료인, 의료기관의 법으로만 목적을 규정한다면 의료법의 위상을 저하시킴과 동시에 의료의 발전과 국민건강의 보호 측면 보다는 의료인·의료기관에 대한 통제와 관리의 법으로만 거듭날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목적의 축소는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나 의료기관이 아닌 곳에서 이루어지는 불법의료행위에 대한 금지 및 처벌의 근거조차 없어질 것"이라며 "‘의료인’과 ‘의료기관’에 해당되지 않으면 유사의료행위를 별도 법률로 마구잡이식으로 입법하더라도 의료법과 근본적으로 상충되지 않는 기형적 구조를 야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개정안이 간호진단을 허용하고 있는 것과 관련, 의협은 간호사 본연의 임무는 ‘의사의 지도하에 진료를 보조’하는 것이며, 의사들의 고유업무인 진단이나 환자건강증진을 위한 계획 및 수행 등을 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무엇보다 개정안의 ‘간호진단’은 수많은 숨은 뜻이 내포돼 있다는 것. 아울러 현재 의료체계의 본질을 변형시킬 소지가 다분하며, 현재의 의료기관과 유사한 역할을 독자적으로 수행하고자 하는 의도가 담겨있다고 지적했다. 의료인이 아닌 자에게 유사의료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에 대해서도 "쉽게 치료 가능한 병도 사이비의료를 전전하다 치료시기를 놓치게 될 것"이라며, 결국 그 과정에서 환자가 겪게 될 경제적·육체적·심리적 고통만 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의료인의 ‘설명의무’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의협은 별다른 이의를 제기 하지 않았다. 다만, 설명의무 외에도 의료인에게 법원칙상 준수해야 할 의무가 무수히 많은데도 입법예고안의 ‘설명의무’ 규정은 어색한 입법기술의 실현이라면서 "생색내기용 입법"이라고 꼬집었다. 이밖에도 당직의료인 기준 적용에 대해서는 비현실적이며, 각 종별 병상의 특성, 특히 의원급 의료기관의 병상 환자나 운영 실태등을 간과한 과도한 규제조항이라고 반박했다. 가동율이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병상을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운영하고 있는 가운데 무조건적으로 의료보조인력도 아닌 의료 당직인은 사실상 의원급 의료기관은 병상운영을 포기하라는 것과 같다는 것. 의협은 "이는 단순히 병상을 두지 않으면 된다라는 것이 아니라 특정 과목 의원은 아예 의원급 의료기관을 운영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고 반발했다. 의협은 입법예고안에 전반적인 문제점을 제기하고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그간 우리나라에서 공고히 인식돼 왔던 의료의 원칙이 입법예고안으로 인해 바뀌거나 변질될 여지를 너무나 많이 남겨놓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신중한 의료법 전부개정안이 검토돼 의사를 포함한 전 국민이 웃을 수 있는 의료법 개정안이 탄생하기를 기대한다"고 요구했다. 메디컬투데이 석유선 기자 (sukiza@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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