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천만 유리앰플주사제... 식약청, “의사들 주의해서 사용해라”
     2006-10-19 6103
 
식약청, 자체 위험성 검증 없이 앰플 사용 가이드라인만 마련 식약청이 지난 2002년 유리앰플주사제 안전 대책을 약속하면서 3천만원을 들여 연구용역까지 했지만 유리앰플주사제 안전사용 가이드라인만을 배포하는 수준에 그쳐 대책 마련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유리병 주사약을 딸 때 주사액에 유리파편이 섞여 인체에 위험할 수 있다는 점을 4년전 서울대병원이 증명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식약청이 여태까지 자체 조사 한번 없이 거의 무대책으로 일관한 것에 대해 ‘공무원=철밥통’의 전형이라는 조롱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유리앰플 주사제가 아무리 전세계에 보편적으로 쓰이고 있다고 하더라도 위험성을 검증할 만한 자체조사 한번 시행하지 않은 것은 일종의 직무유기라는 것. 최근 이 문제를 지적한 민주당 김효석 의원(보건복지위)은 “SK-2 사태에서 보았듯이 문제가 생기면 수거해서 조사하는 것이 마땅하고 조사 후 문제가 없다고 발표하면 국민들이 납득하고 넘어갈 수 있다”면서 “유리앰플주사제의 위험성이 제기된지 4년이 지나도록 자체 안전성 검사조차 하지 않은 것은 국민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식약청의 무책임 행정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같은 유리앰플주사제에 대한 식약청의 무대책에 대해 의료계에서도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강남구 소재 한 소아과 개원의는 “외국에서도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고 일부 연구에서는 위험성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결과도 나온 상황에서 위험성이 있다는 지적이 있으면 자체적으로 조사를 해 문제없다고 밝히는 것이 순리 아니겠냐”면서 자체 안전성 검증이 없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같은 비난에도 불구하고 식약청은 연구용역을 거쳐 안전사용 수칙을 마련하고 주의사항까지 전한 만큼 큰 문제가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식약청 김형중 의약품안전정책팀장은 지난 18일 “유리앰플제에 사용상의 주의사항을 추가했고 병원협회 등 해당 기관에 앰플 사용시 주의해야 할 가이드라인을 공문으로 보냈다”며 “이제는 앰플을 다루는 의사나 간호사가 주의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유리앰플주사제 관련 용역 후 행정진척 상황이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이제 모든 조치를 다 취했다”면서 “그렇다고 유리앰플주사제를 사용하지 말라고 강제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식약청은 지난해 초 용역 결과를 근거로 앰플 절단 방법, 필터사용법, 미국대학병원의 유리앰플 개봉방법 등의 내용이 실린 ‘유리앰플 가이드라인’을 의사협회나 병원간호사 협회등에 공문으로 발송한 바 있다. 한편 유리앰플주사제에 대한 위험성은 지난 2002년 일반인들의 민원 증가와 서울대병원 약제팀에서 사용하는 앰플주사제 87종을 조사한 결과 앰플 안에 유리파편이 혼입돼 있는 것을 밝히고부터 문제가 제기됐다. 당시 서울대병원 소야약제과장은 “폐혈관이 작기 때문에 전신에 돌다가 폐혈관에 걸릴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생각된다”고 밝혀 장기 입원환자나 노약자 등 대부분의 환자가 유리파편이 섞인 주사제로 인한 위험에 노출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식약청에 대한 국정감사가 다음 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건강에 위해를 끼칠 수 있는 문제에 자체 위험성 검증도 거치지 않은 무대책 행정 처리에 의원들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메디컬투데이 윤철규 기자 (okman@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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