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태아의 줄기세포가 루게릭병으로 알려진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의 진행을 지연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 의과대학 병리학-신경과학교수 바실리스 콜리아토스 박사는 의학전문지 "이식(Transplantation)"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논문에서 인간의 낙태아에서 채취한 줄기세포를 배양해 루게릭병과 유사한 증세가 나타나도록 유전조작된 쥐 중 일부에만 하부척수에 주입한 결과 다른 쥐들에 비해 루게릭병 진행속도가 느리고 생존기간도 더 길었다고 밝혔다. 콜리아토스 박사는 루게릭병의 첫 증세 중 하나는 체중감소인데 태아줄기세포가 주입된 루게릭병 쥐들은 평균 59일만에 체중이 감소하기 시작했고 86일간 생존했으며 이에 비해 다른 루게릭병 쥐들은 52일이 되자 체중감소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수명도 75일로 짧았다고 말했다. 줄기세포가 주입된 쥐들은 또 대조군의 쥐들에 비해 경사면을 기어올라가는 능력이 훨씬 오랫동안 지속됐다. 콜리아토스 박사는 주입된 줄기세포가 어떻게 되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쥐를 해부해 관찰한 결과 놀랍게도 이식된 줄기세포의 70% 정도가 새로운 신경세포로 전환되어 있었다고 밝혔다. 보통 줄기세포를 손상된 부위에 주입하면 주위의 병변상태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주입된 줄기세포가 죽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놀라운 일이라고 콜리아토스 박사는 지적했다. 콜리아토스 박사는 이 실험에 사용된 줄기세포는 임신 8주의 낙태아에서 채취한 것으로 이미 부분분화가 되었지만 배양조건만 잘 맞추어 주면 여러가지 조직으로 전환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태아줄기세포는 만능세포인 배아줄기세포와 성체줄기세포의 중간쯤 되는 것으로 배아줄기세포보다는 가변성이 적지만 성체줄기세포보다는 많다고 콜리아토스 박사는 설명했다. 콜리아토스 박사는 앞으로 1년에 걸쳐 동물실험을 계속해 효과가 확인되면 2년 후 쯤 임상시험도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