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값은 보험되는데 약값은 왜 보험 안되나"
     2006-09-11 6262
 
서울시의사회, 주요 일간지에 광고...대정부 압박 나서 일반약복합제 비급여 전환 문제에 "뒤늦게" 딴지를 걸고 있는 의사단체가 급기야 광고전을 통한 대정부 압박에 나섰다. 서울시의사회는 11일 주요 일간지에 게재한 의견광고 "밥값은 보험이 되는데 약값은 보험이 안된다?"에서 11월 1일부터 시행되는 일반약복합제 742품목에 대한 비급여 조치로 연간 1,500억원의 약값부담을 국민이 추가로 떠 안게 됐다고 꼬집었다. 서울시의사회는 또 입원환자 식대 급여조치로 발생하는 연간 5,000~6,000억원의 건강보험 재정 부담을 일반약복합제 비급여 조치 등 국민약값 부담을 늘리는 방식으로 정부가 메우려는 것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일반약복합제의 예로 소화제, 제산제, 진통소염제 등을 거론하며 "국민 건강에 필수적인"이란 수식어를 사용함으로써 여론의 지지를 이끌어내려는 의도를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일반약복합제 비급여 전환논의를 당초 방관했던 의사단체가 뒤늦게 딴지를 걸고 나오는 것에 대한 비판적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실제 복지부는 비급여 전환 대상으로 선정한 일반약복합제 881품목을 지난 7월 13일 약제전문평가위원회에 상정한 바 있다. 이후 7월 20일 소위원회를 거칠 때까지 의사단체는 이 문제를 관심권 밖의 사항으로 대해왔다. 약제전문평가위원 중 한 명은 "복합제 문제를 다룬 첫 회의에 참석한 의협측 위원은 이를 반대하지 않은 것은 물론 적극적으로 개입할 의사를 전혀 내비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그랬던 의사단체가 방향을 바꿔 일반약복합제 비급여 전환에 제동을 공식적으로 걸고 나온 것은 7월 25일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이날 건정심 회의는 제약업체가 이의를 제기한 일부 품목을 제외한 총 742품목에 대한 비급여 전환을 결정하는 최종 단계였다. 의협은 이날 회의에서 139개 품목(성분수 74개)에 대한 급여유지를 요청하고 대상 명단을 제출했으나 건정심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건정심에서는 74개 성분에 해당하는 총 품목수가 499개인데 이중 139개만을 비급여하자는 것에 대한 논리적 모순이 지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의협 주장대로라면 같은 성분의 품목이 어떤 것은 급여고, 어떤 것은 비급여가 되는 불합리가 발생하게 된다. "팔짱끼고 있던" 의사단체가 이같은 설익은 주장을 편 것은 일반약복합제 문제에 대한 일선의사들의 불만이 예상과 달리 확산되면서 황급히 진화에 나섰기 때문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게다가 비급여 전환 위기를 벗어나려는 제약업체들이 의협을 대상으로 "구애"를 벌인 것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같은 해프닝을 연출하게 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후 의협은 자체 검토를 거쳐 이번에는 53개 성분의 총 290개 품목에 대한 급여유지 요청을 8월 21일 열린 약제전문위에 재요청했다. 이 당시 의협이 밝힌 선정기준은 ▲전문약 성격으로 오남용 우려(40성분 130품목) ▲유소아 오남용 우려(10성분 47품목) ▲다빈도 약(3성분 113품목) 등 이었다. 그러나 오남용 우려가 있다면 급여-비급여를 논의할 게 아니라 허가변경 요청을 통해 전문약 전환을 주장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 마저 설득력을 얻지 못했다. 따라서 8월 25일 다시 열린 약제전문위는 급여유지 주장을 뒷받침할 임상적 논거 제출을 요구했으나 현재까지 의협은 관련자료 제출을 미룬 채 대중광고를 통한 여론설득 작업을 벌이고 있다. 약제전문위 또다른 관계자는 "경증질환에 사용되는 일반의약품 비급여화는 세계적 추세"라며 "일반약은 의료자원 낭비를 줄이는 차원에서 국민 스스로 판단해 적정하게 복용하도록 권장한다는 보편적 경향을 의협이 뚜렷한 논리적 근거없이 거스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출처:데일리팜 박찬하 기자 (chpark@dreamdru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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