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끔하지 않은 의료법 개정...보호자 대리처방 악용 우려
     2019-11-27 2497
 
깔끔하지 않은 의료법 개정...보호자 대리처방 악용 우려

|의원협회, 기자간담회 열고 문제점 지적 "하위법령 정해져야"
|의료기관 업무 및 위험도 증가 고려 수가 인상 주장

대한의원협회가 내년 2월 28일 시행을 앞둔 보호자 대리처방과 관련된 의료법을 두고 대리처방 악용이 우려된다며 지적했다.

현재 인터넷상에서 보호자 대리처방 시 진료비를 아낄 수 있는 것처럼 공유되는 상황에서 일부 형사처벌 조항으로 막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그 이유.

특히, 의원협회는 법 시행이 두 달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시행령 조차 나오지 않아 대책을 마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대한의원협회는 지난 24일 코엑스에서 개최한 '제9회 의원협회 추계연수강좌'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의원협회에 따르면 개정 의료법은 ▲환자의 거동이 현저히 곤란하고 동일한 상병에 대해 장기간 처방이 이뤄지는 경우로서(또는 환자 의식이 없는 경우) ▲해당 환자 및 의약품에 대한 안정성을 인정하는 경우에는 ▲일정범위의 가족 또는 노인의료복지시설 근무자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람(대리수령자)에게 대리처방이 가능하다고 정해놓았다.

대리처방 시 처방전의 발급방법과 절차 등에 필요한 사항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하지만 개정 의료법의 시행일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하위법령인 대통령령과 보건복지부령이 정해지지 않아 대리수령자의 범위나 처방전의 발부 방법과 절차 등이 전혀 정해지지 않은 상태로 진찰료에 관해서는 재진진찰료 소정점수의 50%를 산정한 것으로 예상 된다는 게 의원협회의 설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의원협회 송한승 회장은 두 가지 측면에서 불합리한 부분을 개선해야한다고 언급했다.

송한승 회장은 "환자의 입장에서 저렴한 본인부담금을 적용받기 위해 보호자 대리처방을 악용할 우려가 있다"며 "공급자 입장에서 행위량과 위험도를 고려할 때 더 높은 수가를 인정받아야 됨에도 불구하고 합리적 근거 없이 더 낮은 절반의 수가만 인정받는 불합리함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실제 일부 환자들 사이에선 보호자 대리처방 시 본인부담금을 50% 할인받을 수 있다며 진료비를 아낄 수 있는 비법으로 정보가 공유되고 있다는 게 의원협회의 설명.

의원협회는 이런 상황에서 법 시행령에 대리처방 시 50% 할인을 해주는 현행 수가체제에서는 대리처방을 악용할 인센티브를 환자들에게 제공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개정 의료법에서 요건에 맞지 않음에도 대리로 처방을 수령한 보호자도 형사처벌(5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받게한 취지도 대리처방을 악용을 방지하기 위함이지만 실효성은 회의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의원협회는 이미 법이 개정된 상황에서 시행령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행위량과 위험도 측면에서 대리처방의 수가를 높이거나 보호자 상담료 등의 신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한승 회장은 "보호자 대리처방은 보호자를 통해 간접적으로 환자의 상태를 판단해 진료 시간이 길어지고 직접진찰 처방보다 업무량이 당연히 늘어난다"며 "또 직접 진찰을 안 함으로 인한 위험도도 현저히 증가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어 송 회장은 "일부 환자들에 대한 대리처방의 악용과 의료기관에 정당한 수가 보상을 위해서는 보호자 상담료 등의 신설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며 "원칙과 예외가 있을 때 예외적인 경우에 대해 더 낮은 비용을 인정하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부당한 일이다"고 덧붙였다.

출처 : 메디칼타임즈 황병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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