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휴일에 왕진가방 싸도 '가산' 따로 없다"
     2019-11-11 2251
 
"야간·휴일에 왕진가방 싸도 '가산' 따로 없다"

|이중규 과장 "가산 너무 많다…수가에 녹이기가 정책 방향"
|의협은 '반대' 입장이지만 "시범사업 참여는 회원 선택"

방문진료(왕진)를 병원 진료시간이 끝난 후 가거나 휴일에 간다고 해도 가산은 따로 없다. 간호사나 간호조무사와 함께 왕진을 간다고 해도 가산이 없다.

보건복지부 이중규 보험급여과장은 10일 서울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열린 대한노인의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왕진 수가 가산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복지부는 지난달 30일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재택의료 활성화 추진계획안'을 보고하고 빠르면 올해 말부터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다. 왕진 수가는 왕진료에 의료행위비를 모두 포함한 포괄형(11만5000원)과 별도 의료행위 산정이 가능한 비포괄(8만원+α)로 나눠졌다.

노인의학회 김용범 이사장은 "왕진을 요청하는 환자는 평상시 의원을 방문했던 환자일 경우가 많은데 사실 낮 시간 진료는 바빠서 야간에 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며 "1차 의원에는 간호조무사가 주로 근무하는데 이들과 함께 나갔을 때 가산은 없는지 궁금하다"고 질의했다.

이중규 과장은 김 이사장 질문에 답하기 전 왕진수가 신설 과정부터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국민건강보험법 상 방문요양급여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었다"며 "간호, 재활 등 병원에서 하는 모든 의료서비스가 방문으로도 가능하다는 법적 근거가 지난해 6월 만들어졌다"고 운을 뗐다.

이어 "왕진도 원래 가능했지만 활성화 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 수가를 만들어 시범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의사가 왕진을 나가는 시간대는 제한이 없다. 다만 근무 외 시간에 왕진을 나간다고 해서 기존에 책정된 수가에서 가산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 과장은 "재진 환자 중 왕진을 원하는 환자가 있다면 방문 시간을 협의해 갈 수 있다"며 "극단적으로 말해 방문 시간이 새벽이어도 상관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의료현장 상황 상 진료시간 이후나 일주일 중 반나절 정도 시간을 비워 그 시간을 활용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반문하며 "의원 문을 닫은 후 야간시간이나 휴일에 왕진을 간다고 해서 가산을 주는 것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 가급적이면 수가에 녹여 평균적으로 가자는 게 정책 방향"이라고 잘라 말했다.

다만 간호사 또는 간호조무사 동행 왕진에 대한 가산 여부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보였다.

이 과장은 "현재로서는 간호사나 간호조무사를 대동한다고 해서 추가 수가는 없다"며 "건정심에서 간호사나 간호조무사까지 왕진에 나가는 것에 대해서는 추후 논의하자고 했다"고 전했다.

의협은 "수가 낮아 반대"…회원들은 의협 방침 따를까

한편, 대한의사협회는 수가가 낮다는 이유로 왕진 시범사업 불참을 선언한 상황.

하지만 회원이 의협의 방침을 따라갈지는 미지수다. 당장 대한노인의학회도 회원 권익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참여 여부는 회원 개인이 판단할 문제라는 것이다.

김용범 이사장은 "이미 왕진 시범사업에 대한 관련 법도 만들어지고 절차도 진행되고 있다"며 "의협은 반대의 입장을 정했지만 학회는 회원 권익을 보호해야 하는 의무가 있기 때문에 무조건 따르기는 어렵다"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러면서 "정책을 모두 동의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회원 권익을 위해 교육은 다 하고 사업 참여 선택은 회원 개인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김 이사장은 사견을 전제로 왕진은 의사에게는 새로운 영역이라고도 봤다.

그는 "사실 대리처방을 할 때 의사로서 도의적 책임을 느끼는 문제가 있었다"며 "그동안 대리처방 환자를 직접 보고싶다는 생각은 있었는데 왕진 수가가 현실적이지 않아 뒤로했던 부분이 있었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시범사업이니 일단 참여해보고 나중에 수가에 반영할 수도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무조건 수가가 낮다고 미루는 것보다는 적극적으로 참여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인의학회장에서 왕진 시범사업 관련 발표를 한 대한의사협회 KMA Policy 의료및의료정책분과 장현재 위원장도 "시범사업 참여는 회원의 몫"이라며 "시범사업이기는 하지만 잘 굴러가려면 수가를 무시할 수는 없다. 왕진가방을 쌀 수 있을 만큼의 비용이 됐을 때 의사들은 나설 것"이라고 했다.

출처 : 메디칼타임즈 박양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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