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 고혈압 약은 어르신들 복용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빨리 연락을 하고, 후속조치를 서둘러라."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이 고혈압 약제 발사르탄 사태를 보고받고 공무원들에게 내린 특명이다.
복지부 이기일 보건의료정책관은 11일 세종청사에서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나 발사르탄 사태의 심각성을 강조하면서 "국민들에게 불편을 줬다는 점에서 죄송하다. 의료기관과 약국에서 도와주고 관련 단체도 동참해 대응하고 있어 감사하다는 점을 꼭 말씀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고혈압약 발사르탄 사태는 지난 7일 오후 식약처의 발암 위험성 발표로 시작돼 현재 115개 품목이 17만 8000명(9일 기준 복용 환자)에게 7100여개 의료기관에서 처방받았으며, 약국 9800여개에서 조제했다.
이날 이기일 정책관은 "복지부는 지난 9일 보도자료를 배포했는데, 현재 유통 중인 115개 품목의 일련번호 추적이 가능해 해당 약이 어디까지 갔는지 파악하고 있다"면서 "제약사에서 회수명령을 내리면 약이 어디에 있는 것을 통보해주고, 회수하는 식으로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미 발사르탄 포함 약제를 복용 중인 환자들이다.
이기일 정책관은 "DUR(처방조제지원시스템)을 활용해 A 의원에서 몇 명 환자에게 몇 일분 처방됐는지 확인이 가능하다. 복지부는 일반 병의원 명단을 확보하고, 환자 개개인에 문자 발송이나 전화 연락을 통해 약을 재처방 받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약무정책과와 함께 세종시 한 의료기관을 방문해 발사르탄 사태 현장 상황을 점검했다.
이기일 정책관은 "세종시 한 병원이 발사르탄 함유 고혈압약을 300명 이상 처방했다. 해당 원장과 직원들이 오후 10시까지 모든 환자에게 전화를 해서 오늘 오전 11시 기준 170여명이 재처방했다. 근처 문전약국도 가보니 약도 모두 회수했다"며 의료기관과 약국의 노고에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언론보도를 보고 환자들이 왜 이 약을 처방했느냐고 따지면서 의료기관과 약국이 힘들어 하는 상황"이라며 "병의원과 약국이 국민 건강이라는 대전제에서 밤늦게 까지 수고해 주고 있어 감사하다. 오늘 아침에 의사협회와 병원협회, 약사회 회장과 통화하면서 협조를 당부했고 협회장들 역시 흔쾌히 응답했다"고 전했다.
의료기관 재처방과 약국의 재조제(재고약 처리 포함) 등으로 발생하는 다양한 상황에 따른 보상 문제도 검토 중이다.
이기일 정책관은 "현재 보험급여과와 보험약제과에서 요양기관의 다양한 민원과 처리비용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면서 "중요한 것은 국민들에게 추가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복지부가 일이 늘어나더라도 국민과 보건의료계에 부담이 더 커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배석한 약무정책과 김정연 서기관은 문제가 된 중국발 원료의약품 유통 관련, "중국 회사에서 2015년 제조방법을 바꿨는데 당시 알지 못하고 최근에야 알게 된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이기일 정책관은 "식약처가 안전성 서한을 복지부에 전달했다. 식약처와 복지부 간 업무 매뉴얼은 과거 탈크 사태 이후 작성돼 있다"면서 "발사르탄 사태도 식약처와 공조해 긴밀하게 교류하면 정보교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기일 보건의료정책관은 "과거 메르스 사태를 경험하면서 인지했지만 환자 안전을 위해서는 다소 과잉적으로 조치해도 무리가 없다고 본다“라면서 "의사협회와 병원협회, 약사회, 제약바이오협회 등의 협조에 감사드리며 사태가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며 보건의료계 협조를 재차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