돔페리돈 논란, 의사들은? "정치쇼"VS"처방 신중해야"
     2016-10-12 3310
 
돔페리돈 논란, 의사들은? "정치쇼"VS"처방 신중해야"

소청과의사회·모유수유의사회-산부인과의사회 미묘한 입장차

모유 증가 목적으로 일선 개원가에서 처방되고 있는 돔페리돈(domperidone). 산모와 신생아에게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된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은 처방에 문제없다며 한 국회의원이 정치쇼를 위해 전문가인 의사들을 매도하고 있다고 맹비난하고 있다.

반면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돔페리돈 처방에 신중함이 필요하다며 처방 자제를 요구하는 대회원 공지를 예고했다. 전문가 사이에서도 의견에 미묘한 차이가 있는 상황.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약에 대한 기본 상식도 없으면서 국감 스타가 되려고 무리수를 두는 모습이 안쓰럽다"며 "심장질환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보인 유해사례는 매우 드물다"고 11일 밝혔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보건복지위원회)은 식약처 국감에서 모유수유 시 산모와 신생아에게 심장문제 발생 등 부작용이 우려되는 의약품 돔페리돈이 2015년 3월부터 10개월 동안 전국 산부인과에서 총 7만8361건을 처방했다고 지적했다.

소청과의사회·모유수유의사회 "저용량 돔페리돈 중대한 부작용 없어"

돔페리돈은 오심과 구토 증상 완화를 위해 주로 처방되고 있지만 수유모의 젖분비 활성화를 위해 오프라벨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

소청과의사회는 "캐나다,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지금도 30mg 안팎의 저용량 돔페리돈을 소화기 증상 조절 및 최유제로 처방하고 있다"며 "저용량 돔페리돈이 심각한 심장질환 유발의 심각한 유해사례는 매우 드물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돔페리돈이 정말 위험한 약이라면 7만8000여건 중에서도 부작용 사례 보고가 반드시 있어야 하는데 보고된 바가 없다"며 "전혜숙 의원은 오히려 돔페리돈의 안전성 데이터를 제공한 셈이나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원활한 모유수유를 위해 돔페리돈은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그에 비해 위험성은 작다는 게 소청과 의사들의 설명이다.

소청과의사회 정유미 부회장은 "건강한 여성이 젖양을 늘리기 위해 돔페리돈을 복용했다가 치명적인 부작용을 일으켰다는 보고가 없다"며 "모유수유는 여러 면에서 굉장히 중요한데 비해 그에 따른 위험성은 너무나 미미하다"고 말했다.

대한모유수유의사회도 돔페리돈의 심장 질환 부작용 및 연관성은 몇몇 연구결과에서 밝혀진 사실이지만 아직 관련 부작용 보고가 단 한 건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소청과의사회 주장에 힘을 실었다.

모유수유의사회는 "돔페리돈의 심장 질환 부작용 관련 사례는 대부분 나이가 60세 이상이거나 하루 총용량이 30mg을 초과했을 때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우리나라에서 시판되는 돔페리돈은 대부분 10mg 제형이며 일반적으로 하루 30mg 이하로 처방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우리나라 모든 돔페리돈 처방 사례 중 아직까지 심장 관련 부작용 보고 사례가 단 한 건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현재 많은 환자가 안전하게 돔페리돈을 처방받아 복용하고 있으며 젖양이 부족한 수유모에게 젖양을 늘리는 데 효과적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했다.

소청과의사회도 "돔페리돈 함유 처방약은 크게 돔페리돈과 돔페리돈 말레산염으로 나눠지는데 식약처가 수유모나 임산부에게 처방 금기로 지정한 약물은 돔페리돈 말레산염"이라며 "산부인과나 소청과에서 사용하는 약물은 돔페리돈 정제"라고 전했다.

이들 의사회는 국회의 질타가 근거 없는 불안을 조성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모유수유의사회는 "저출산 시대에서 100만 모유수유모를 도와주기는커녕 근거 없는 불안을 조성하는 자료를 국회가 내놓고 있다"며 "젖양이 부족한 모유수유모를 도울 수 있는 치료약 자체를 처방 금기로 묶어두는 것은 명백한 오판"이라고 꼬집었다.

소청과의사회는 돔페리돈이 정말 위험한 약이라면 약국에서 일반약으로 판매되고 있는 돔페리돈 함유약도 모두 판매금지해야 한다고 했다.

소청과의사회는 "일반약으로 분류된 돔페리돈 성분 약들이 의사 처방 없이도 약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며 "일반약은 DUR 프로그램에 탑재돼 있지도 않기 때문에 돔페리돈 함유 소화제를 환자가 먹었더라도 의사가 알 길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과용량 복용 시 심장에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은 돔페리돈 제제는 약국에서 판매하지 않도록 판매금지 조치를 해야 하고 일반약도 DUR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부인과의사회 "중대 부작용 없어도 소소한 부작용 있어. 처방 주의해야"

한편, 돔페리돈 처방의 위험성보다 얻는 이익이 더 크다는 소청과의사회 입장과는 달리 산부인과의사회는 처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했다. 조심해서 나쁠 게 없다는 것이다.

대신 돔페리돈 관련 심각한 부작용 보고가 없었음을 전제했다.

산부인과의사회는 "돔페리돈을 투여했을 때 임산부와 신생아 심장에 심각한 부작용이 보고된 사례는 없다"면서도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의약품부작용보고시스템에 따르면 1989년 근화 돔페리돈이 처음 나온 후 25년간 2882건의 돔페리돈 부작용이 보고됐다. 이는 적지 않은 숫자"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대한 부작용이 없었다 뿐이지 소소한 부작용은 많이 있는 편"이라며 "특히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한테는 이상이 올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물론 처방에 신중을 기하고 있지만 이번 기회에 주의를 환기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출처 : 메디칼타임즈 박양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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