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각 질환별로 상담수가를 신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상담수가 적용 방법론을 두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선 필요성에 따라 상담수가를 별도 산정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한쪽에서는 이를 진찰료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상담료를 진찰료에 녹인다?
현재 정부는 발표를 앞 둔 2차 상대가치개편에 이어 3차 상대가치개편을 위한 연구용역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오는 2020년 3차 상대가치개편 과정에서 주목되는 것은 의사의 교육 및 상담에 따른 상담료를 진찰료에 포함시키는지에 대한 여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관계자는 "일단 3차 상대가치개편 연구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는 이르다"며 "하지만 3차 상대가치개편에서는 현재 진찰료 체계를 고쳐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의사의 교육과 상담을 인정해 상담료를 진찰료에 포함시킨다는 것은 판단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추가재정소요액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논란이 많은 사안이다. 의료계와 정부 사이에서 입장이 여전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의료계에서는 진찰료에 포함시키는 것 대신 별도산정으로서 수가 신설을 요구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진찰료에 상담료를 포함시킬 경우 많은 논란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며 "가볍게 생각해 의사들 사이에서도 인턴이 50분 진료한 것과 교수가 10분 진료했는데 이를 어떻게 기준으로 진찰료를 설정할 것인지 합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필요성에 따라서 상담수가를 인정해 별도 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특히 일차의료기관의 만성질환 교육 및 상담이 필수적이다. 만성질환 예방효과가 커져 중증환자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진료시간으로 상담수가 대안 찾는 심평원
현재 정부는 의사의 교육 및 상담에 따른 상담수가 신설의 대안으로 '진료시간' 별로 수가를 가산하는 내용의 진찰료 체계 개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실제로 심평원은 최근 '의과 의원 외래 진료 질 담보 및 비용관리를 위한 진찰료 수가모형' 연구를 통해 구체적안 방안까지 제시한 상황.
연구에서는 진찰시간별 가산제(시간가산제)와 진찰강도별 가산제를 2가지 방안을 제시하는 한편, 연구진은 제도 적용 가능성을 고려해 진찰시간별 가산제인 시간가산제를 제안했다.
시간가산제는 시간가산 수가를 신설해 기존 기본 진찰료에 시간가산 수가를 추가해 청구할 수 있는 방안으로, 기존 진찰료에 추가 상담시간을 인정하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다만, 연구진은 시간가산제는 기본 진찰료에 시간가산(5분 또는 10분)을 추가하는 것이므로, 기존의 기본 진찰료에 대한 시간정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상대가치기획단 진료과별 잠정 최종안을 표현한 그림.
심평원은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내년 시간가산제를 바탕으로 한 의료기관 시범사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발표를 코앞에 둔 2차 상대가치개편에 내과계 핵심인 진찰료 부분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는 원인이 시가가산제 의료기관 시범사업과 연관돼 있다는 추측까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의료계는 현재 진행 또는 추진 예정인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시범사업, 고혈압과 당뇨 상담료를 포함한 일차의료 시범사업 그리고 전화상담을 포함한 비대면관리 등에 비춰볼 때 진찰료와 구분한 별도 상담수가 신설을 예상하고 있다.
또 다른 심평원 관계자는 "시간가산제 연구용역을 바탕으로 한 시범사업을 당초 올해 안으로 준비, 돌입한다는 계획이었다"며 "예산 편성 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올해 추진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하지만 내년 시간가산제를 내용으로 한 의료기관 시범사업이 예정돼 있다"며 "각 전문과목별로 시간가산제에 대한 입장이 다를 것이다. 진찰행위가 세분화 돼 있고 일정한 시간이 필요한 정신 및 신경과 등은 시간가산제 추진을 찬성하겠지만, 이를 반대하는 전문과목이 분명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