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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평원 "무분별한 영상촬영 차단 위해 수가 차등화"
2억 3천만원 들여 연구…영상의학회 주도 '재검사 지침'도 개발
CT, MRI 재촬영 가이드라인 개발부터 적정성 평가, 차등수가 적용, 병의원간 영상정보교류 시스템 구축까지 다양한 방안의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가영상검사의 무분별한 촬영을 막기 위해서다.
1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9월 '고가영상검사 적정관리 방안 연구' 보고서를 발간하고, 연구 내용이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검토 중에 있다.
연구는 분당서울대병원, 한국의료영상품질관리원, 대한영상의학회, KT 등 4개 기관이 컨소시움을 이뤄 진행했다.
각 기관은 영상촬영 실태조사, 재촬영 적정성 평가방안 개발, 재촬영에 대한 의학적 가이드라인 개발, 영상정보 교류 모형 연구 등을 집중 연구했다. 연구비만도 2억 3천만원이 들어갔다.
연구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11년 심평원 자료를 기준으로 CT 재촬영률은 상급종합병원이 27.9%로 가장 높았고, 종합병원 18.8%, 병원 10.8%, 의원 9.8%였다.
MRI 재촬영률은 상급종병이 14.7%로 가장 높았고, 의원급이 14.5%로 그 다음이었다. 종병과 병원은 각각 7.3%, 3.8%를 기록했다.
지역별로 보면 CT는 서울이 26.8%로 가장 재촬영률이 높았고, 경기가 13.8%, 대구 9.8% 순이었다. 제주가 0.8%로 가장 낮았다.
MRI 역시 서울이 재촬영률이 36.5%에 달하면서 다른 지역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경기가 12.4%, 대구 10.9%, 부산 10.5% 순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지역은 재촬영률이 5%에도 미치지 않았다.
고가의료장비 도입 당시 구입상태를 보면 3대 중 1대는 중고품을 샀다. 특히 병원과 의원은 거의 절반에 가까운 수가 중고품을 사고 있었다.
구체적으로 CT와 MRI 10대 중 약 2대는 10년이 넘은 것이고, 5년 이하는 각각 38.8%, 46.8%를 차지했다.
연구진은 또 의사 9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0명 중 9명이 재촬영 오더를 지시한 적 있다고 답했다. 환자가 다른 의료기관에서 진료받은 영상 결과를 갖고 왔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CT 촬영을 다시 하는 이유는 영상의 화질이 좋지 않아서를 가장 많이 꼽았고 환자 상태가 달라지거나, 원하는 프로토콜대로 검사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5.8%는 외부병원 검사는 믿을 수 없다고 답하기도 했다.
연구진은 이같은 조사결과를 통해 일정수준 이하의 성능 및 화질을 가진 고가의료장비는 보험 급여를 중지해야 하고 회수 및 폐기 등 강제적 퇴출을 위한 제재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제품 출고 후 5년이 지난 중고 의료장비는 2년 또는 3년 주기로 전문적 평가를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가에 대해서도 현재 행위별 수가제를 포괄화해서 의료기관 자체적으로 고가의료장비를 통한 이윤 추구를 줄이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영상의학회 주도로 재검사 가이드라인도 만들어졌다.
재검사는 같은 부위에 영상검사를 1개월 안에 반복적으로 시행하는 행위를 말한다.
연구진은 재검사 종류를 무관검사, 추적검사, 중복검사, 추가검사로 나눴다. 무관검사는 원래 검사를 시행한 목적과 관련 없는 다른 목적으로 시행한 재검사를 말한다.
이 중 무관검사, 추적검사, 필요한 추가검사는 재검사가 합리적이라고 인정한다.
의도적 중복검사와 불필요한 추가검사는 재검사라고 인정하기 어렵다.
가이드라인에는 부위별 CT 검사 및 재검사 지침이 들어있다. 부위는 폐암 진단을 위한 흉부, 일반 복부, 혈뇨 진단을 위한 복부, 심장, 척추 및 골반, 일반적인 뇌로 나뉘어졌다.
심평원은 이같은 연구결과를 토대로 올 한해는 수가 차등화, 재검사 가이드라인에 대해서 의료계와 합의점을 찾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더불어 연구진이 제시한 병의원간 영상정보교류시스템 다양한 모델도 검토하고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심평원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인구 대비 특수장비 수가 많다. 그렇다고 해서 질이 좋은 장비를 쓰는 것도 아니다. 총체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영상화질이 나쁜 장비를 안쓰게 하는 방법 중 하나로 수가차등화가 필요하다. 어떤 방법으로 차등화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하다. 재촬영 가이드라인도 의료계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인지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메디칼타임즈 박양명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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