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 때문에 임금체불…사채 썼다 쫒기는 신세"
     2011-12-30 4880
 

"공단 때문에 임금체불…사채 썼다 쫒기는 신세"

의료급여비 지급 늦어지자 직원들 쟁의…원장 소송 제기

모 요양병원 A원장은 3개월째 간호직원 임금 체불로 불량 자영업자로 낙인 찍혔다.

견디다 못한 직원들이 노동쟁의를 제기함에 따라 A원장은 경찰 조사를 거쳐 내일이면 검찰 조사를 받으러 나갈 신세가 된 것이다. 직원 월급 2500만원이 부족해서였다.

그는 "월급이 못주는 상황이 되자 간호직원은 물론 환자 간병인들도 그만 뒀고, 자연스럽게 입원환자도 감소해 병원 경영이 더욱 악화됐다"고 토로했다.

A원장은 왜 이 지경이 이르게 됐을까.

그는 지난 10월부터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지급 받아야할 의료급여비를 받지 못했다. 3개월까지는 그럭저럭 버텼지만 미지급 기간이 길어지면서 당장 직원들에게 월급을 줄 수 없는 상황에 몰렸다.

12월 현재 공단이 A원장에게 지급할 요양급여비는 약 6천만원. 이 돈만 제 때 받았어도 이 같은 문제는 피할 수 있었다.

최근 공단의 의료급여비 지급 지연 사태가 확산되면서 개원가의 불만이 폭발하기 일보직전이다.

A원장은 참다 못해 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29일 밝혔다.

공단에 불만을 품은 것은 A원장 뿐이 아니다. 부산시 모 개원의도 건보공단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준비 중이다.

실제로 공단이 의료급여비를 미지급함에 따라 그가 받은 피해는 생각보다 컸다.

임금체불이 계속되자 간호직원, 간병인이 병원을 그만두는 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직원들이 노동쟁의를 제기해 경찰 조사를 거쳐 검찰에 출두하게 됐다.

금전적인 피해는 더 심각했다. 간호직원이 감소하자 병원의 간호등급이 2등급에서 6등급으로 강등됐다.

간호등급이 낮아지면서 간호관리료 차등제 적용기준에 따라 정부로부터 지급받는 간호관리료가 3천만원 줄었다.

병원을 퇴사하는 직원이 늘어나자 급한데로 사채를 끌어다 월급을 지불했다.

한달 후면 의료급여비가 나올 것으로 믿고 사채를 썼지만 기대와는 달리 건보공단에선 연락이 없었고, 결국 사채업자가 병원으로 찾아오기에 이르렀다.

A원장은 "공단이 의료급여비 6천만원을 제대로 지급했어도 아무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면서 "돈 2천만~3천만원이 없어서 검찰에 출두하고 사채업자에 쫒기는 신세가 됐다"고 한탄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의료기관을 더 이상 호구로 생각하지 못하도록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면서 "특히 이 같은 문제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출처 : 메디게이트 뉴스 이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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