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가, 등 떠밀려 고가장비 산다 환자 요구·과열 경쟁으로 울며겨자먹기식 구매 A산부인과 김모 원장은 얼마 전 초음파기기를 새로 바꿨다. 환자가 "인근 산부인과는 3D영상으로 초음파를 보던데 이곳은 안되느냐"며 발길을 돌리는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고가장비라는 점에서 잠시 망설였지만 결국 구입했다. 최근 개원시장에 도입되는 의료장비 기술의 빠른 발전으로, 고가장비 구매에 대한 개원의들의 부담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신규 장비를 도입하는 개원가와의 경쟁에 뒤처지지 않고 환자들의 욕구를 만족시키려다 보니 개원의들은 고가 의료장비임에도 불구하고 등 떠밀려 이를 도입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개원가의 과열 경쟁으로 새로운 장비를 도입하는 기간이 점차 짧아지면서, 일부 개원의들은 새로 구입한 장비에 대해 원금도 채 뽑지 못한 상태에서 또 다른 장비로 교체해야 하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 김 원장은 "당장 환자들이 찾아와서 인근 의료기관과 비교해서 얘기 하기 때문에 이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인근 의료기관들 중 새로운 장비를 도입했다는 소식이 들리면 발빠르게 대처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최근 출시되는 의료장비들의 기능이 업그레이드 되면서 가격 또한 크게 인상돼 비용 부담이 커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출시된 파노라마 방사선사진촬영과 3차원 CT장비, 라식 수술장비, 맘모톰 등은 1억원을 호가함에도 불구하고 개원의들은 이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일부 경쟁에 뒤늦게 뛰어든 개원의들은 오히려 손해만 보기도 한다. B안과의원 박모 원장은 2년 전 인근 안과의원이 새로운 라식장비를 도입한 것을 보고 망설이다가 지난해 말쯤 장비를 구입, 이제 겨우 원금을 회수하고 있는데 그 안과의원은 최근 또 다른 장비를 구매했다는 소식에 앞이 깜깜해졌다. 박 원장은 "최근에는 환자들도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접하고 비교, 분석한 이후에 의료기관을 선택하기 때문에 고가 장비가 없으면 경쟁 병·의원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며 "점점 더 빨라지고 있는 기술변화에 대응해 나가기 벅차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의료장비 업체 관계자는 "의료장비 도입에 있어서도 선점효과가 있다"며 "신규 의료장비를 처음에 도입하는 개원의들은 이를 마케팅에 적절히 활용해 수익으로 연결되지만, 뒤늦게 뛰어든 개원의들은 투자비용을 채 뽑기도 전에 또 다시 새로운 장비가 출시돼 번번히 뒤처지면서 경영난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출처 : 메디게이트 뉴스 이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