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가, 막무가내 타미플루 처방 요구에 곤혹 "단골인데 이 정도는…" 증상 상관없이 약 처방 요구 "원장님, 저 아시죠? 타미플루 약 좀 주세요." 최근 신종인플루엔자 감염 확산에 대한 국민들의 공포가 짙어지면서 막무가내로 약 처방을 요구하는 사례가 발생해 개원의들이 난감함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타미플루의 비급여처방을 모두 제한하고 1인 1회에 한해 처방만 가능하도록 하는 등 조치를 발표하자 불안해진 환자들의 요구는 더욱 무리해지고 있다. "불안한 환자들 진료하기 힘들다" 경기도 내과 이모 원장은 “몇일 전 단골환자가 찾아와 개인적으로 보유한 타미플루를 요구해 당황스러웠다”며 “"나 또한 감염 위험을 감수하고 진료를 보는데 무슨소리냐"고 했지만 그는 믿을 수 없다며 약을 계속 요구해왔다”고 했다. 이 원장은 “환자들이 항바이러스제가 부족하다는 것과 1인 1회만 처방이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해 기록을 남기지 않고 타미플루를 사전에 확보해두려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신종플루에 대한 두려움과 정부 정책에 대한 불만이 개원의들에게 불똥이 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서울시 이비인후과 김모 원장은 “신종플루 감염에 대한 공포가 상승하면서 환자들의 무리한 요구가 잇따르는 것은 물론이고 정부의 신종플루 대책에 대한 불만까지 우리에게 쏟아지고 있다”며 “그렇지 않아도 환자가 늘어 힘든 상황에서 환자 민원까지 챙기려니 힘에 부치는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가벼운 감기에도 무조건 타미플루 요구 어떻해?" 또한 개원의들을 더욱 곤란하게 하는 것은 가벼운 감기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이 타미플루 처방을 요구하는 경우다. 현재 정부의 방침대로라면 1인 1회에 한해 처방이 가능하므로 가벼운 감기증상에서 타미플루를 처방받았다면 추후에 실제로 신종플루에 감염됐을 때 정작 처방을 받을 수 없게된다. 이 원장은 “미열을 보이거나 목이 약간 아픈 환자들이 ‘혹시나’해서 타미플루 처방을 원하지만 환자들을 잘 설득해 감기치료를 하도록 하고 있다”며 "환자들의 불안하고 무서운 심정은 이해하지만 나중을 생각할 때 현 시점에서는 감기치료로 하는 게 현명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오늘 한 40대 여성은 타미플루가 1회만 처방이 가능하다는 점에 대해 강하게 거부감을 표출하며 소동을 피워 한동안 진료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했을 정도로 최근들어 환자들 대하기가 더 힘들어졌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역의사회 한 관계자는 “최근 환자가 급증한 상황에서 의심증상도 없이 찾아오는 환자들까지 더해지면서 힘들다는 얘기가 곳곳에서 새어나오고 있다”며 “이 같은 현상은 앞으로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아 벌써부터 개원의들의 우려가 높다”고 전했다. 출처: 메디게이트 뉴스 이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