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물리치료사 92% 병원행…개원가 기피 심각
     2009-05-18 4991
 

새내기 물리치료사 92% 병원행…개원가 기피 심각

"의원 갈 이유 없다"…병원·요양병원 등에 쏠림현상

물리치료사들의 개원가 기피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수급난이 심해지면서 개원가에서는 뜨거운 러브콜을 보내고 있지만, 정작 물리치료사들은 "의원에서 일할 이유가 없다"는 차가운 반응이다.

1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08년 말 현재 전국 의료기관에서 활동중인 물리치료사는 2만218명으로 집계됐다.

요양기관종별로는 의원급 의료기관 종사자가 전체의 60% 가량인 1만2248명으로 여전히 압도적인 상황.

이어 병원급 종사자가 3639명(18%), 요양병원이 1930명(9.5%), 종합병원에 종사하는 물리치료사가 1513명(7.5%), 종합전문요양기관 종사자가 402명(2%) 순이었다.

2008년 신규유입 물치사 1437명…의원급 선택비율 7.9% 불과

그러나 시장에 신규유입되는 물리치료사들의 움직임을 보면, 물리치료사들의 개원가 기피현상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현재 1년간 시장에 새로 유입되는 물리치료사는 연 평균 1500여명 규모.

그러나 지난해를 기준으로 보자면 새로 시장에 들어온 1437명 가운데 의원급 의료기관으로 움직인 인원이 전체의 7.9%인 114명에 불과하다.

과거 신규유입 인원의 절반가량을 의원급에서 흡수했던데 비하면 극히 미미한 숫자다.

반대로 요양병원이나 병원급 의료기관으로 이동하는 숫자는 매년 크게 늘어나고 있다.

2006년 요양기관의 폭발적 증가와 함께 물리치료사들의 신규유입이 크게 늘었나, 그해 새로 유입된 물리치료사들의 1/3가량이 요양병원으로 몰렸다.

이 같은 현상은 2007년까지 그대로 이어지다 지난해 다소 수그러드는 모습을 보였으나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더불어 병원급에서의 신규고용 또한 2006년 이후 꾸준히 늘어나고 추세다. 연 평균 증가율이 매년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

실제 지난해에는 신규유입인원 1437명 가운데 1038명이 병원급 의료기관에 둥지를 틀었다.

아울러 종합병원에 종사하는 물리치료사들의 숫자도 최근 들어 눈에 띄게 늘어나 2008년에는 전년대비 인력 증가율이 10% 수준으로까지 높아졌다.

"경력 쌓이면 되레 찬밥신세…누가 의원 가겠나"

상황이 이렇다보니 개원가에서는 수년전부터 물치사 구인난을 호소해오고 있는 상황. 그러나 일선 물리치료사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대우도 못 받으면서 의원급 의료기관을 고집할 이유가 있겠냐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얘기다.

의원에서 근무했었다는 한 물리치료사는 "경력에 따라 임금이 올라가는 것이 당연한 일일텐데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우 연봉이나 호봉수준이 경력을 따라와주지 못한다"면서 "심지어 4~5년 가량 일을 하다보면 임금이 부담된다며 은근히 나가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물리치료사는 "물리치료사들의 이직이 잦다고 하는데, 대우를 제대로 해준다면 누가 정든 직장을 떠나겠느냐"면서 "숙련된 인력일수록 찬밥취급을 받는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물리치료사협회 관계자는 "결국 제대로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결정적인 이동요인이 된다"면서 "병원급의 경우 그래도 정년이 보장되고, 경력에 따라 연봉이 인상되는 구조가 정착되어 있어 일선 치료사들이 이를 선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일부 물리치료사들의 경우 안정적인 종합전문요양기관이나 종합병원 입사를 목표로 , 당장의 수입을 포기하고 추가로 연수를 받기도 한다고.

결국 현재의 상황에서는 물리치료사들의 개원가 기피현상을 탓할 수만은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물치사협 관계자는 "외국의 경우 전문물리치료사 제도가 있어 경력이 많은 치료사의 경우, 환자의 선택에 따라 추가비용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면서 "기술이나 능력이 향상되어도, 이를 인정받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현실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출처 : 메디게이트뉴스 고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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