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정보보호법, 의료계엔 "악재"(?)
     2009-02-24 4700
 

현행 의료관련 법령 보완 "효율적" 주장, 건강정보보호진흥원도 논란

개인이 보유한 "건강정보"의 유출이 우려되고 있다. 자신이 가진 질병이나 치료 경력 등에 대한 건강정보 유출문제의 심각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건강정보보호법"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미 현행 의료법에 의해 개인건강정보가 보호되고 있긴 하지만 의료기관 등의 내부자를 통한 건강기록 유출 사례가 빈번해 "정보사각지대"에 노출된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의료법의 규율범위 밖에 있는 기관이 보유하는 건강정보를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같은 건강정보 보호법 제정의 필요성에 의료계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는 것.

개인정보 보호와 별도로 개인의 건강정보에 한정해 법률을 제정하기보단 현행 의료관련 법령을 보완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정보화 촉진 과정에서 개인의 "프라이버시권" 침해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로 현행 보건의료기본법과 의료법에서는 환자의 진료정보 보호 등에 관한 규정을 이미 마련하고 있다. 법이 제정될 경우 의료기관에서 정보 활용이 필요할 때 개인 동의를 일일히 요청해야 할 수 있어 어렵다는 것이다.

대한병원협회 관계자는 "개별법을 만들게 되면 행정비용 등이 증가해 어려움에 처한 병원계의 현실에 맞지 않다"며 "현행 의료법을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법 도입에 대해선 보다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건강정보 취급기관에 대한 견해도 마찬가지. 현재 국회에서 검토중인 "건강정보보호진흥원"의 설립에 대해 일각에서는 별도의 민간기관이 불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에서는 복지부가 공공보건의료 정보화사업을 추진중이므로 별도의 민간기관이 불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복지부에서 진흥원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건강정보의 유출을 막기 위해 보호법 제정과 진흥원의 설립이 필수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의료기관간의 정보 교류를 촉진시키고 의료법에서만 정보보호에 대한 사항을 규정하는 것은 환자와 의료인 간 권리의무를 동등하게 규율하지 못한다는 것.

대한의무기록협회는 "정보보호와 정보화를 체계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건강정보의 보호수준을 향상하기 위해 정보보호에 필요한 기술개발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흥원 설립에 있어서도 기존의 기관들을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반론이 제기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경우 건강보험관리나 보험급여심사 등에 있어서 진흥원과 업무가 상이하고 정보남용으로 인해 의료기관을 통제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의무기록협회 관계자도 "진흥원에서 의료기관 정보화 촉진과 육성을 담당하고 정보보호를 위한 "표준"의 제시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김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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