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불법진료→합법화 신호탄?
     2009-01-23 4991
 

소아혈액종양학회, "논란의 藥" 카디옥산 급여화 추진

환자를 위한 양심적 치료를 하고도 부당청구로 내몰렸던 진료행위에 대한 합법화 움직임이 본격화 되고 있다.

특히 최근 출범한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을 중심으로 그동안 왜곡 당해온 의료행위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적극성을 띄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대한소아혈액종양학회(회장 신희영)는 21일 강남 노보텔호텔에서 한국보건의료연구원과 공동으로 "근거중심의학에 기초한 소아혈액종양진료"란 제하의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출범 이후 첫 EBM(Evidence-Based Medicine, 근거중심의학)의 포문을 여는 자리여서 관심을 모았다.

소아혈액종양학회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첫 번째 EBM 사례로 그동안 소아암 전문의들의 숙원사업이었던 "카디옥산(Cadioxane)"이란 약제의 보험적용을 주장했다.

"카디옥산"은 대부분의 소아암에 흔히 사용하는 안스라사이클린(Anthracycline)이란 항암제의 한계를 극복해 주는 심장 보호제.

학회에 따르면 소아암 치료에 있어 안스라사이클린은 필수적인 약물로, 대부분의 소아암 환자들에게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 약물은 항암 효과가 뛰어난 반면 심장 기능을 현격히 떨어뜨려 종국에는 암이 아닌 심장 기능 저하로 사망까지 이르게 하는 치명적인 약점을 갖고 있다.

카디옥산은 이러한 안스라사이클린의 약점을 보완해 주는 획기적인 약물로, 소아암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미 절대적인 신임을 얻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약물은 소아암 환자의 심장 보호에 관한 객관적인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그동안 급여 대상에서 제외돼 왔고 그 탓에 소아암 전문의들이 불법진료의 주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실제 임의비급여 파문의 근원지였던 여의도 성모병원 역시 이 약제 사용으로 인해 의료진 대다수가 불법청구의 오명을 써야 했다.

이에 소아혈액종양학회는 서울대병원 강형진 교수의 임상시험 결과를 토대로 카디옥산에 대한 보험적용의 타당성을 주장했다.

이날 강형진 교수가 발표한 카디옥산 연구는 전세계적으로 첫 번째 이뤄진 것으로, 근거중심의학을 제창하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 확실한 메시지를 전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강형진 교수는 "오랜 시간 동안 불법진료를 감수하고 심혈을 기울여 진행한 연구인 만큼 환자들이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보건의료연구원 허대석 원장은 "정말 어려운 연구를 진행한 연구진에게 경의를 표한다"며 "소아암 환자들에게 절실한 카디옥산의 급여화에 적극 공감한다"고 덧붙였다.

데일리메디 박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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