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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협, 제도 개선방안 연구용역 발주…DRG 대응책 예고 병원들이 제공하는 서비스 수준에 따라 환자의 본인부담금을 자율적으로 부여한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까? 병원계가 사회보험 방식으로 운용되고 있는 현 건강보험의 틀을 뒤흔들 새로운 제도 모색에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대한병원협회(회장 지훈상)은 22일 시도병원회장 합동회의를 개최하고 "종별가산율 및 본인부담금 제도 개선방안"을 위한 연구용역 발주를 승인했다. 연세의대 김소윤 교수 주도로 진행될 이번 연구에서는 대형병원 선호현상으로 인해 왜곡된 의료전달체계의 개선책 중 본인부담금 제도에 대해 다룰 예정이다.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은 일종의 사회보험인 만큼 국민은 의무적으로 건강보험에 가입해야 하는 반면 정부는 모든 국민에게 일정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다. 즉 정부는 의료기관별로 서비스 수준에 차이가 있더라도 같은 유형의 서비스에 대해 같은 가격으로 보상해 주는 방식이다. 하지만 환자들은 같은 가격이라면 서비스 수준이 높은 병원을 찾게 되며 이것이 대형병원에 환자가 집중되는 이유라고 병협은 분석했다. 따라서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집중화 현상을 해소하고 의료서비스에 대한 환자 선택권을 보장한다는 차원에서 본인부담금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게 병협의 입장이다. 예를 들어 모든 병원들이 법정 본인부담금 외에 서비스 수준을 감안해 자율적으로 정한 추가비용을 환자에게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개념이다. 이는 대형병원들은 추가 비용만큼 수가인상 효과가 있으므로 환자진료 실적을 줄이더라도 필요한 이익을 시현할 수 있고 중소병원은 대형병원의 환자 감소분 만큼 환자수가 증가하게 되므로 경영이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병협은 내다봤다. 특히 정부 입장에서는 대형병원 환자가 중소병원으로 이동해 환자 1인당 진료비가 감소함으로써 보험재정 지출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더욱이 보험재정 지출 감소분만큼 환자의 법정 본인부담율을 낮춰준다면 환자들도 건강보험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지게 될 것이란게 병협의 청사진이다. 때문에 이번 연구에서는 환자의 법적 본인부담률을 어떻게 조정하고 추가 비용을 서비스 차이에 따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에 대해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통한 분석이 이뤄질 예정이다. 한편 이번 병협의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정부가 보험재정 절감을 위해 추진중인 포괄수가제(DRG)나 총액계약제의 대응책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정부는 작년부터 공단일산병원에서 100여개 항목에 대한 DRG 시범사업을 실시 중으로, 그 결과에 따라 수가체계를 전면 개혁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하지만 현 행위별 수가에서 DRG로 전환 될 경우 대부분의 의료기관이 진료비 수익이 줄어들 것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DRG 등의 보험재정 절감책을 제시하기 전에 병원계가 먼저 나서 효율적인 보험운영 방식을 제안하겠다는 의지다. 병협 관계자는 "모든 의료기관이 만족할 수 있는 보험 운영책을 모색할 것"이라며 "발상의 전환 만으로도 막대한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데일리메디 박대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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