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에는 환자·직원에 더 투자해야"
     2008-12-30 4867
 

의료컨설팅 전문가들 "기본 충실하면 생존" 제언

엔고(高)를 비롯한 환율 급등, 경기 침체로 인한 환자 감소는 중소병원과 개원가의 살림살이를 더욱 어렵게 한다. 매년 급등하는 임대료와 직원 급여, 홍보마케팅 비용 등도 의료기관 경영자들의 깊은 고민거리이다. 경기 흐름에 민감한 성형외과, 피부과 등 비급여 진료과의 우려는 더 깊다. 이들 진료과는 소위 "경기침체 직격탄"을 맞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험급여 진료과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소비자의 지갑이 굳게 닫혔다는 점에서 내년 상반기는 힘든 시간이 될 듯하다. 데일리메디는 의료컨설팅 전문가들에게 내년 상반기 병·의원 시장 전망과 해결책을 전해들었다.

의료컨설팅 전문가들은 병·의원 불황에 대해 "어려울수록 환자 만족도를 높이고 직원관리 등 내부만족도에 각별한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경기 불황에 따른 자연 감소분(환자)은 불가피하지만, 병·의원을 선택하는 소비자의 눈높이가 더욱 까다로워진다는 점에서 그렇다.

비급여 진료과는 무리한 시설투자, 신규환자 유치보다는 기존 소비자를 충성고객으로 확보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분석이 많다.

무리한 홍보마케팅 비용 지출을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도 지배적이다. 경기불황을 경영실적을 재점검하는 기회로 활용하라는 제언이 쏟아졌다. 그러나 내년 상반기가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란 전망에는 이견이 없었다.

골든와이즈닥터스 박기성 대표는 "내년 상반기는 병·의원에 매우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다. 특히 비보험 진료과의 어려움이 더욱 클 것으로 전망한다"며 "올해 겨울은 방학 특수를 누리기에 장애가 많았다. 엔고 현상과 임대료 상승으로 원장들의 고민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기성 대표는 "이런 시기일수록 기존 고객의 이탈을 방지하는 것이 상책이다. 친절도와 의사의 충분한 설명 같은 전통적인 방식이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며 "다만 경기침체가 이어지면 은행권의 대출심사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엠케이파트너스 정민영 대표는 "먼저 세는 돈이 무엇인지 검토해야 한다. 규모가 작은 병·의원은 강점이 무엇인지 명확히 파악하고 그 장점을 살리는 것이 효과적"이라며 "지난 11월을 기점으로 최악의 시기를 넘겼다는 분석이다.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내년 상반기에 개원가 시장이 물갈이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는다. 이런 시기에는 무리한 이전을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며 "다만 상담을 하다 보면 막연한 기대감을 나타내는 원장들이 많아 "긴장감을 늦추지 마라."라고 조언한다"고 설명했다.

최근의 경영 위기를 독단적인 경영시스템과 내부적인 경영마인드 부재(不在)에서 원인을 찾는 전문가도 있다.

리얼메디 이창호 대표는 "안타까운 점은 의사들이 경영전문가를 크게 신뢰하지 않고, 내부적으로도 직원 투자(경영)에 인색하다는 점"이라며 "경기불황이 굳어질 것 같다. 경영시스템과 관련해 내부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광고에 너무 의존하거나 기존 환자에 소홀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최근 의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경기불황의 해법으로 "마냥 기다린다."라는 응답이 70%에 달해 위기의식이 부족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년 상반기 의료기관의 부익부빈익빈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있는 만큼 내부 점검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비급여 진료과의 보험급여 진출을 모색해볼 필요성이 있다는 제언도 나왔다.

한국의료산업연구소 김일출 소장은 "내년이 정말 힘들 것이란 전망에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특히 비급여 진료과의 보험급여 진출을 검토해 볼만하다"며 "수익 안전성 차원에서 새로운 전략이 요구된다. 비용대비 효과 측면에서 그렇다"고 했다.

김 소장은 "보완 요소가 무엇인지 데이터를 갖고 자세히 검토해야 한다. 다만 확실한 계획이 있다면 투자에 주저할 이유가 없다"며 공격적 투자에도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어려울수록 기본에 충실하라."라는 정공법을 제안했다. 경영 마인드를 높이라는 목소리도 공통적이었다.

데일리메디 음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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