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부외과학회 "송명근 수술법 3년은 지켜봐야"
     2008-11-21 9397
 
조건현 이사장 공식입장 발표…송 교수 "잔잔한 파도는 유능한 사공 못키워" 자신감
지난 1992년 국내 최초로 심장이식에 성공한 천재 의학자 송명근 건국의전원 교수(흉부외과)의 새 수술법에 대한 논란에 대해 해당 학회에서 공식 입장이 나왔다.

조건현 대한흉부외과학회 이사장(가톨릭의대 교수)은 19일 "회원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최근 송명근 교수의 카바(comprehensive aoric root and valve repair, CARVAR; 종합적 대동맥근부 및 판막 성형술) 수술법에 대한 소견을 피력했다.

조 이사장은 "심장판막수술의 특성상 중장기 성적이 중요하다"며 "수술의 새로운 기법도 좋지만 차후에 판막의 변성이나 석회와 관상동맥 문제 등의 발생 가능성을 고려하면 수술 후 적어도 3년 이상 경과 후 나온 결과가 학회나 학회지에 발표되고, 좋은 결과가 여과 없이 검증된 후 토의되고 사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조 이사장은 올해 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송 교수의 새 수술법에 대한 질의를 해왔을 때 이같이 답변했다고 설명했다.

조 이사장은 "학회는 여러 회원들을 위한 학술단체이므로 일부 회원들을 위하거나 또는 배척하는 일 없이 모두에게 공평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학회와 송 교수 사이의 갈등설을 일축했다.

이어 지난 6~8일 흉부외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송명근 교수의 발표 및 토의장면을 한 의학전문지에서 촬영해 홈페이지에 동영상을 게재한 데 대해 "회원들 간의 학문 교류가 아닌 다른 목적으로 유포되고 있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한편 논란의 당사자인 송명근 교수도 같은 날 건국대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수술법에 대해 제기된 의문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날 2시간 넘게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송 교수는 모교(서울의대) 후배 학자들의 날카로운 비판과 한 의학전문지의 수위 높은 공격에 마음을 많이 상한 듯 감정에 북받쳐 잠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송 교수는 "잔잔한 파도는 유능한 사공을 만들지 못한다"는 영국 속담을 인용하며서 "카바 수술은 자체적으로 충분한 검증과정을 통해 발표한 수술법이지만, 이러한 논란을 통해 또 한번 다각도의 검증과정을 거친다면 더욱 완벽을 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지난 2004년부터 미국과 유럽·일본 등 학회에서 새 수술법에 대해 초청강연을 하고 검증을 받아왔다"고 말했다. 앞서 6일 흉부외과 학술대회에서 카바수술을 시행한 환자 114명에 대해 1년간 추적조사한 결과 모두 건강하게 생존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특히 이날 송 교수의 새 수술법을 실제 시행해본 2명의 교수가 기자회견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흉부외과학회 학술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종범 전북의대 교수는 "송 교수에게 2시간 정도 설명을 들은 직후 직접 돼지를 사서 시행해보고 놀라움에 이틀간 잠을 못잤다"며 "송 교수는 아이디어가 정말 빠른 학자"라고 말했다. 그는 또 "송 교수가 발빠르게 심장이식수술을 한 결과 아직도 심장이식 분야는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앞서 있다"고 평가했다.

김용인 인제의대 교수도 "처음 카바수술에 대해 들었을 때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호기심 반 확인 반으로 수술하는 것을 직접 보고 나서는 가슴이 두근거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지금까지 4명의 환자에게 수술을 해봤으며, 그 결과에 대한 논문을 이번에 학회에 제출했으나 미채택됐다"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출처: 의협신문(이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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