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 윤경봉 기획이사 "문제는 전문의 따고도 마취 안하는 것" "마취과 전문의는 지금도 과잉 공급 상태다. 마취과 전문의를 따고도 마취가 아니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는 의사들도 상당수라는 점은 의료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심각한 문제다." 대한마취과학회 기획이사 윤경봉 교수(연세의대)는 1일 데일리메디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마취과 전문의가 부족해질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현실과 동떨어진 분석”이라며 “지금도 마취과 전문의는 3300여 명에 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절반 이상이 마취과 전문의로서 현장에서 ‘마취를 하지 않고 있다’는 대목이다. 마취과학회가 실제로 지난해 회원 등록과 동시에 신상을 파악한 결과, 상당수의 마취과 전문의들이 현장에서 제 역할을 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윤경봉 교수는 “그나마 수도권 내 대형병원의 경우, 평가다 뭐다 해서 필수 인원을 갖춰야 하는 당위성 때문이라도 마취과 전문의를 상주토록 하고 있지만 지방 대학병원이나 중소 병원의 경우는 상당히 열악한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윤경봉 교수는 “정책적으로 적정 보험수가가 선정돼 있지 않다보니 인건비를 절약하기 위해서라도 많은 병원들이 마취과 전문의를 채용하기를 꺼려하고 있다”면서 “그러다 보니 업무 강도는 더욱 세지고, 악순환은 꼬리의 꼬리를 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분명한 것은 마취과 전문의의 수요는 더욱 늘 것이라는 데 있다. 그는 “소아 수면 마취를 비롯해 향후 마취과 전문의의 손길은 더욱 필요할 텐데 이대로 인력 수급과 그에 따른 고질적인 병폐들을 ‘될 대로 대라’는 식으로 방치한다면 의료 붕괴가 일어날 것은 자명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마취과학회는 활로를 열기 위해 수년 전부터 머리를 맞대 오고 있다. 건강보험에 대한 학회의 대책 마련이 화두다. 윤경봉 교수는 “사실 마취통증학과와 관련된 건강보험은 많은 문제를 갖고 있지만 쉽게 개선이 안 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도 “전공의 수련 및 정원 책정의 기준을 만들고 수급을 조절해 마취과 전문의에 대한 적절한 대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마취 분야의 임상진료 지침을 표준화하고 안전 지침을 개발하고 의료 사고에 대한 자문 기구를 둠으로써 현실 파악과 방지 및 조언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출처:데일리메디(정숙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