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들 "멜라민 가능성" 추론에 "가능성 없다" 반박 멜라민 공포가 식품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한 대학병원 소아신장질환 전문의가 원인을 알 수 없는 소아 신장결석 환자들이 늘어난 것을 두고 멜라민 성분과의 연관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경희의료원 소아청소년과 조병수 교수는 1일 "최근 원인불명의 소아 신장결석 환자가 꾸준히 발생해 이상하게 생각해왔다"면서 "현재 정확한 데이터를 뽑고 있지만 요즘 하루에 진료하는 50여명의 소아신장결석환자 중 1∼2명은 원인을 알 수 없는 환자였다"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이 같은 원인 불명의 신장결석 환자가 최근 문제가 되는 멜라민 때문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면서 "지금까지 원인을 알 수 없었던 환자들에 대해 멜라민 등 유해성분을 섭취해서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멜라닌 검사 등의 연구를 해 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전문의들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소아에게 요로 결석이 생기는 원인은 콩팥이나 방광 등의 요로에 들어간 세균 감염 때문이거나 체질적으로 고칼슘뇨증이어서 소변으로 칼슘이 많이 나오는 게 대부분이다. 다음으로는 선천성 질환인 아미노산 대사이상 등을 추정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 같은 원인이 아닌데도 요로 결석으로 병원을 찾는 소아 환자들이 눈에 띄고 있다는 게 조 교수의 설명이다. 현재까지 멜라민 섭취로 생기는 신장계통 질환은 요로결석과 급성신부전 두 가지로 알려져 있다. 만약 조 교수의 설명처럼 이들 원인 불명의 소아 신장결석 환자들과 멜라민의 상관성이 확인될 경우 국내 멜라민 파장은 일파만파로 확산될 전망이다. 조 교수는 이어 "만약 원인불명의 소아신장결석이 멜라민 탓일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면 예방을 위해 수분을 많이 섭취하고 소변을 잘 보는 게 좋다"면서 "특히 신장병은 특별한 증상이 없는 만큼 소아신장 전문의의 찾아 정기적인 소변검사와 신장기능검사를 받아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상당수 전문의는 우유가 아닌 과자 등에 들어 있는 멜라민 섭취만으로 신장결석 환자가 생길 가능성을 추론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모 대학병원 소아신장내과 전문의는 "중국서 멜라민 파동이 발생한 이후에도 국내에서는 원인 미상의 소아 신장결석 환자가 전혀 늘지 않았다"면서 "신장결석의 원인이 대부분 명확하다고는 하지만 원인이 불분명하다고 해서 멜라민을 의심하는 것은 근거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고대 구로병원 소아청소년과 유기환 교수도 "요즘 원인이 불분명한 소아 신장질환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멜라민 성분과 연관짓기는 어렵다"면서 "국내에서는 중국에서처럼 고농도의 멜라민이 검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정도의 멜라민으로 신장질환이 발생했다고 보는 것은 개연성이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유 교수는 또 "멜라민은 수용성이어서 과자에 들어 있는 정도의 함량이라면 그날그날 소변으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다"면서 "만약에 과자에 함유된 정도의 멜라민이 어린이들에게 노출됐다면 당장 문제를 일으키기보다 오히려 성인이 됐을 때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연합뉴스 출처: e헬스통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