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이 영안실·호화 건강검진센터 집중하는 이유? ·
     2008-09-25 4763
 
서울의대 박귀원 교수 "건보 저수가가 의료제도 왜곡 초래" "외과 등 진료과 기피, 의료제도 결함 탓"…제도개선·정부지원 촉구 대형병원들이 응급실에 투자하기보다 영안실이나 건강검진센터 건립에 주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보건의료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낮은 건강보험 수가로 인해 현 의료제도하에서는 환자진료만으로는 병원경영이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서울의대 박귀원(외과) 교수는 24일 의학한림원 주최로 열린 보건의료정책 포럼에서 의협, 치협, 간협, 소비자단체 등에서 제기한 현 의료제도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을 종합해 "한국의료가 나름대로 수준급에 도달했지만 발전과정에서 현재의 의료제도는 의료발전 속도에 적지 않은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형병원들의 영안실 운영, 종합건강검진센터 설립, 기피과 문제 등을 예로들며 건보 저수가로 인해 파생된 현 의료제도의 문제점을 실날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그는 의료인으로서 병원계의 어려움을 이해하면서도 의대교수 입장에서 영안실 운영 및 건강검진센터 설립 등에 집중하는 대형병원들에게 따끔한 지적을 아끼지 않았다. 영안실 운영과 관련, 박귀원 교수는 "현 의료제도하에서는 환자진료만으로는 병원경영이 되지 않기 때문에 진료외적인 병원수입에 노력을 할 수밖에 없다"면서 "그러나 각종 대형병원이 초일류 영안실을 마련하고 병원경영에 도움을 받고 있는 현실은 냉철히 재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몇년전 S대학병원이 강남에 초호화 건강진단센터를 개원하며 호텔숙식까지 포함하는 호화 프로그램을 개발한 것과 관련해서도 그는 "이 대학이 우리나라 의학의 상징적 기관으로 한국의학발전에 선구자적 역할을 해야할 위치에 있는 국립기관이라는 게 문제"라며 "하지만 이 건강진단센터는 그 뒤로도 센터를 경쟁적으로 업그레이드하는 유행을 낳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박 교수는 "국립기관까지도 이렇게 병원수입 증대수단으로 이러한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밖에 없는 실정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외과, 흉부외과 등 일부 과를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는 수련 기피 문제에 대해 그는 "한국의학의 앞날이 암담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이미 심각한 수준에까지 와있다"고 경고하고 "몇몇 분야가 앞서간다고 한국의학이 발전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산부인과, 외과 등의 기피과 문제는 저출산, 노령화만으로 설명할 수없는 의료제도의 결함이 깔려있다"며 "의료사고 다발과인 산부인과와 수술중 합병증을 외과의사의 잘못으로 몰아간다면 누가 산과와 외과를 지망하겠는가"라고 개탄했다. 이에 따라 그는 "의료사고 대책이 제도상으로 마련되지 않으면 한국의학은 현 수준에서 크게 후퇴할 게 명약관하하다"며 정부에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또한 응급실 운영과 관련, "지금도 응급실 의사와 직원들은 환자나 가족들로부터 폭력적 위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로 인해 응급실 전담 청원경찰이 배치되고 의사 또한 방어의학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고 주장했다. 또 "불요불급한 응급실 시술행위가 방어의학 뿐 아니라 의료기관 운영에 어려움을 과잉진료라는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며 "과잉진료는 의대 교육에서부터 시작돼야하나 병원경영에 응급실 운영이 절대적으로 큰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현 의료제도를 근본적으로 손질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출처:청년의사(유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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