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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 안된 아토피 치료법이 애 잡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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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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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아 933명 중 71% 대체요법 사용 한양대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오재원 교수는 얼마 전 응급실에 실려 온 세 살배기 어린 환자를 잊을 수가 없다. 응급실에 온 원인이 50~60년대나 나타났던, 영양 결핍으로 뼈가 얇아지거나 휘는 "구루병" 때문이었던 것. 아이 엄마는 이렇게 말했다. "아이가 아토피를 심하게 앓고 있는데, 단백질이 아토피를 악화시킨다는 얘기를 듣고 우유, 고기, 생선 등을 일절 먹이지 않았어요." 엄마는 어디선가 아토피에 좋다는 말만 듣고 아이에게 "수수팥떡"만 먹였다고 했다. 오 교수는 "아토피 치료에 관련된 소문은 어디서, 어떻게 퍼졌는지 모를 정도로 황당한 것들이 많다"며 "병원에 다녀도 빠른 시일 내 치료효과를 내기 힘든 경우가 많아 잘못된 정보에 쉽게 현혹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 아토피·천식 교육정보센터가 인터넷 등에 실린 잘못된 정보를 살펴본 결과 ▲"해독요법" "체질개선" 등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불명확한 정보 ▲"보습제를 바르지 말아라" "목욕을 하지 말아라" "스테로이드 연고는 독하므로 결코 사용하면 안 된다" 등 기본적인 아토피 치료법 부정 ▲"계란" "콩" 등 아토피 피부염의 원인 식품을 먹어도 좋은 음식으로 분류하거나, "아토피는 유전되는 질환이 아니다" 등 과장됐거나 잘못된 정보들이 많았다. 오재원 교수는 "아토피 피부염은 생명에 지장을 받지 않는 질환이라는 생각 때문에 치료법이나 제품에 대해 상당수가 "아니면 말고"라는 식의 무책임한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업자들은 단기간의 홍보를 통해 한 몫 잡고 그만두는 경우도 허다하다. 서울 응암동의 신모(34)씨는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는 아들(3)을 위해 과도한 면역반응을 잠재워준다는 "노루궁뎅이 버섯"을 인터넷을 통해 200만원에 구입했다. 그동안 "야생 노니주스" "클로렐라" 등 건강식품을 구입해 먹였으나 특별한 효과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신씨는 하루 종일 몸을 긁어대는 아들을 두고 나갈 수 없어 1년 전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었다. 남편 혼자 벌이로는 생계가 빠듯한데, 아들의 치료를 위해 빚이라도 내야 할 지 요즘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2008년 대한소아알레르기호흡기 학회에서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12세 이하 아토피 피부염 치료를 받고 있는 환아 933명을 조사한 결과 71.5%가 병원 치료 외에 대체요법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요법으로는 목욕 치료가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는 한약, 보조식품, 아로마 치료, 마사지, 침술, 기 치료 등이 있었다. 연세대 간호대 유일영 교수는 "대다수의 부모가 대체요법을 병행하지만 과학적으로 검증된 것은 거의 없다. 인터넷 정보를 통해 대체요법의 사용빈도가 늘면서 그에 따른 부작용도 점점 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특별시 건강증진담당관 김주경 팀장은 "아토피 피부염과 관련한 민간요법, 먹거리, 환경, 약물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달라는 요구가 많다"며 "서울시는 인터넷 등 대중매체의 자료에 대한 과학적 검증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토피 피부염은 치료가 더디고 환자에 따라 경과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의사나 병원에 대한 불신의 벽이 높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김규한 교수는 "엄마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스테로이드 연고에 대한 부작용"이라고 말했다. "스테로이드를 바르면 키가 안 큰다" "스테로이드 독성 때문에 피부가 더 가렵고 붉어지는 것이다" 등 부모들의 스테로이드 제제에 대한 걱정은 거의 "공포" 수준이다. 김규한 교수는 "그러나 스테로이드 제제는 아토피 치료의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스테로이드 제제는 사용법을 제대로 지키는 것이 중요한데, 증상이 조금 완화되면 약을 임의로 끊어 증상을 더 악화시키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아토피 피부염은 현대의학에서 단기간에 완치되기는 어려운 질환으로,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서울시 아토피·천식정보센터 함지희 간호사는 "상담하러 온 엄마들의 상당수가 "한 방에 끝낼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달라"고 묻는다"며 "보습제 등 기본적인 관리법을 이야기 하면 모두 아는 "뻔한 얘기"라고 귀담아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병원을 전전하는 사람도 많다. 삼성서울병원 아토피센터 이상일 교수는 "아토피 치료는 단순하지 않기 때문에 치료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때 다른 치료를 시도해 볼 수 있으므로 한 의사에게 꾸준히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병원 저 병원 전전하다 보면 적절한 치료를 받을 기회를 놓치고 비용과 시간만 낭비하기 쉽다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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