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삼성·중대용산 등 "수리할 수도 그렇다고 복원할 수도…" 역사적으로 깊은 의미가 있는 병원 내 문화재들이 계륵 신세를 면치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병원 내 문화재는 강북삼성병원의 경교장(京橋莊)이 대표적이다. 경교장은 백범 김구 선생이 광복 뒤 환국해 흉탄에 서거하기까지 3년 7개월간 집무실 겸 숙소로 사용한 유형문화재 129호이다. 이어 최근에는 중대용산병원의 옛동인 용산철도병원 본관 건물이 문화재 등록을 앞두고 있다. 문화재청은 최근 식민강점기 당시 철도기지로 개발된 용산을 상징하는 건물이라고 판단했다며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귀중한 문화유산이 병원 내에 위치하게 되면 본의 아닌 애물단지가 돼 버린다는 전언이다. 이유인 즉, 병원 내부 건물이 문화재로 지정되면 개·보수 및 시설 투자 등을 할 수 없어 병원 운영의 효율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환자에게 편의를 제공해야 하는 병원 입장에서는 예기치 않은 난관이 생기는 셈이다. 그렇다고 사유재산인 병원 건물을 서울시에 내놓을 수도 없는 입장이니 이 또한 답답한 노릇이라는 것. 실제로 강북삼성병원은 병원 건물을 신축할 당시 시민단체가 제기한 ‘문화재보호법 위반’ 논란에 휘말려 법정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또한 ‘김구 기념실’을 세우는 과정에서도 서울시와 규모 등을 조율하며 진땀을 빼야했다. 경교장의 일부를 복원해 개방하자니 병원 내 시설 재배치 또한 골칫거리가 아닐 수 없었던 것이다. 현재 서울시 및 시민단체 등은 경교장의 복원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으나 병원은 이 같은 사안을 계속 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한 관계자는 최근 “문화유산의 복원의 필요성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병원의 입장에서도 어쩔 수 없다”며 “병원의 한 가운데 위치한 경교장을 전부 복원하면 건물 자체가 병원의 기능을 전혀 못하게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이어 “병원의 입장에서 문화재 지정 건물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큰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며 “그렇다고 삼성생명의 사유재산인 경교장을 서울시에 내놓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이 같은 입장은 용산병원도 마찬가지다. 용산병원의 경우, 건물자체가 코레일 소유이긴 하지만 향후 건물을 보완하거나 시설물을 들일 경우 강북삼성병원과 같은 고립무원(孤立無援)의 상태가 예상된다는 것. 한 관계자는 “용산병원은 코레일의 재산이기 때문에 아직 특별히 계획하고 있는 사안은 없다”며 “그러나 문화재 지정에 대해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보다는 오히려 병원 운영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옛동이 문화재로 지정, 내부를 바꿀 수 없게 되면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에게 불편을 초래할 수도 있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출처:데일리메디(신의연기자)